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한 과학적인 이유
2010년 · Charron & Koechlin · Science
세 줄 요약
- 프랑스 INSERM의 에티엔 쾨클랭 연구팀이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때의 뇌를 fMRI로 들여다봤습니다.
- 과제가 둘일 때 좌우 전두엽이 하나씩 나눠 맡았지만, 셋이 되자 사람들은 그중 하나를 놓치기 시작했습니다.
- 우리가 멀티태스킹이라 부르는 것은 동시 처리가 아니라, 비용을 치르며 빠르게 오가는 전환에 가깝습니다.
이야기
영상에서 다 담지 못한 근거를 논문으로 확인해 다시 풀어 썼습니다.
“나는 멀티태스킹이 되는 사람이야.”
이 말을 의심해 본 적 있으신가요. 뇌를 직접 들여다본 연구는 조금 다른 그림을 보여줍니다.
과제가 둘일 때, 전두엽은 둘로 나뉜다
2010년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원(INSERM)의 에티엔 쾨클랭 연구팀은 사람들에게 글자를 맞추는 과제를 시키며 fMRI로 뇌를 촬영했습니다.
과제가 하나일 때는 좌우 내측 전두엽이 같은 목표를 함께 좇았습니다. 그런데 과제를 하나 더 얹자 풍경이 달라졌습니다. 좌우 전두엽이 갈라져 각자 하나씩 맡은 겁니다. 한쪽은 지금 하는 일을, 다른 쪽은 잠시 미뤄둔 일을 붙들고 있었습니다.1
여기까지는 꽤 훌륭한 설계처럼 보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세 번째가 끼어드는 순간
연구팀이 과제를 셋으로 늘리자, 사람들은 눈에 띄게 실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느려진 게 아니라 셋 중 하나를 통째로 잊어버리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전두엽은 좌우 두 개뿐입니다. 나눠 가질 자리가 둘인데 목표가 셋이면, 하나는 어디에도 놓이지 못합니다.
그럼 우리가 하고 있던 건 뭘까
동시에 못 한다면, 우리가 매일 하는 그 일은 무엇일까요. 답은 전환입니다.
과제를 오갈 때마다 뇌는 규칙을 새로 불러오는 준비 과정을 거칩니다. 이 준비에 드는 시간이 전환 비용(switch cost) 입니다. 한 번은 짧지만, 하루에 수백 번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2
더 야속한 건 연습으로 이 비용을 줄일 수는 있어도 0으로 만들지는 못한다는 점입니다.3 멀티태스킹에 능해 보이는 사람은 비용을 없앤 사람이 아니라, 비용을 조금 덜 내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짚어둘 것
쾨클랭의 실험은 ’보상을 좇는 목표’를 다룬 특정 과제였습니다. 걸으면서 대화하는 것처럼 몸에 익어 의식적 목표가 필요 없는 일까지 둘로 제한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약이 걸리는 건 하나하나 신경 써야 하는 일들입니다. 하필 그게 우리가 정말 잘 해내고 싶은 일들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무엇이 남는가
집중이 안 되는 게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자리가 둘뿐인 곳에 셋을 올려두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무엇을 더 할지 고르는 것보다, 지금 세 번째 손을 놓는 것이 먼저인 이유입니다.
근거
- 1
Charron, S., & Koechlin, E. (2010). Divided Representation of Concurrent Goals in the Human Frontal Lobes. Science, 328(5976), 360–363.
두 개의 과제를 동시에 수행할 때 내측 전두엽이 좌우로 나뉘어 각각 하나씩 맡는다는 것을 fMRI로 보인 연구입니다.
원문 보기 ↗ - 2
Rubinstein, J. S., Meyer, D. E., & Evans, J. E. (2001). Executive Control of Cognitive Processes in Task Switching.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Human Perception and Performance, 27(4), 763–797.
과제를 오갈 때마다 시간이 더 걸린다는 '전환 비용'을 실험으로 측정한 연구입니다.
원문 보기 ↗ - 3
Monsell, S. (2003). Task switching.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7(3), 134–140.
전환 비용 연구 전반을 정리한 리뷰입니다. 연습을 해도 비용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짚습니다.
원문 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