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안 빠지는 이유가 '그릇' 때문이라고?
2015년 · Hollands et al. · Cochrane Review
세 줄 요약
- 그릇과 1회 제공량이 커지면 사람들이 더 많이 먹는다는 것은 72개 연구를 종합한 리뷰가 뒷받침합니다.
- 다만 이 주제로 가장 유명했던 코넬대 연구실은 데이터 조작이 확인돼 논문 다수가 철회됐습니다.
- 널리 인용되는 '31%' 같은 구체적 수치는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방향은 맞지만 숫자는 아닙니다.
이야기
영상에서 다 담지 못한 근거를 논문으로 확인해 다시 풀어 썼습니다.
큰 그릇에 담으면 더 먹는다. 이 이야기는 워낙 유명해서 이제 상식처럼 통합니다.
그런데 이 주제는 조금 조심해서 다뤄야 합니다. 가장 유명했던 연구들이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먼저, 무너진 쪽 이야기
이 분야에서 가장 널리 인용된 것은 미국 코넬대학교 브라이언 완싱크 연구실의 실험들이었습니다. 바닥이 채워지는 수프 그릇, 접시 크기와 식사량, 착시를 이용한 연구들. 언론에 자주 소개됐고 정책 자료에도 인용됐습니다.
그런데 2016년부터 이 연구실의 통계에 이상이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대학 조사 끝에 연구 부정이 확인됐습니다. 완싱크는 2019년 코넬대를 떠났고, 그의 논문 여러 편이 학술지에서 철회됐습니다.
인터넷에 도는 “접시만 바꿔도 31%” 같은 구체적인 수치는 상당수가 이 계열에서 나왔습니다. 그 숫자들은 신뢰할 수 없습니다.
그럼 이 이야기 전체가 거짓일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여기가 중요한 대목입니다.
2015년 코크런 연합은 이 주제를 72개 연구를 모아 정리했습니다. 코크런 리뷰는 개별 연구를 그대로 믿지 않고, 설계의 허점을 따져 가중치를 매기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론은 이랬습니다. 사람들은 더 큰 제공량·포장·그릇을 받았을 때 일관되게 더 많이 먹고 마신다.1
한 연구실이 무너져도 현상 자체는 남은 겁니다. 다만 근거의 성격이 달라졌습니다. 극적인 숫자 하나가 아니라, 여러 연구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는 형태로요.
짚어둘 것
코크런 리뷰도 한계를 함께 적었습니다. 포함된 연구들이 편향 위험이 낮지 않고, 대부분 고소득 국가에서 단기간 이뤄졌다는 점입니다.
또 하나. 큰 쪽을 줄이면 효과가 있지만, 이미 작은 것을 더 줄이는 것이 같은 효과를 낼지는 불확실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 리뷰는 체중 감량을 증명한 것이 아닙니다. 한 자리에서 덜 먹는다는 것과, 몇 달 뒤 체중이 줄어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무엇이 남는가
그릇을 줄이는 건 해볼 만합니다. 의지를 쓰지 않아도 되는 몇 안 되는 방법이니까요.
다만 몇 퍼센트가 줄어든다는 약속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 숫자를 만들어낸 연구실이 어떻게 됐는지 방금 이야기했으니까요.
믿을 만한 결론일수록 극적이지 않다 — 이 주제가 남기는 건 어쩌면 그 사실입니다.
근거
- 1
Hollands, G. J., Shemilt, I., Marteau, T. M., et al. (2015). Portion, package or tableware size for changing selection and consumption of food, alcohol and tobacco.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9), CD011045.
72개 연구를 종합한 체계적 문헌고찰입니다. 큰 그릇·큰 제공량이 섭취를 늘린다는 일관된 방향을 보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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