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건너뛰기
Didn't Know That

남의 불행을 즐기는 뇌의 은밀한 사생활

2012년 · Cikara & Fiske · SPPS

세 줄 요약

  • 프린스턴대 연구팀이 남의 불행을 접한 사람의 얼굴 근육을 미세 전극으로 측정했습니다.
  • 말로는 안타깝다고 답한 사람들의 광대근이, 실제로는 웃을 때처럼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 다만 이 반응은 아무에게나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상대를 어떤 집단으로 여기느냐가 갈림길이었습니다.

이야기

영상에서 다 담지 못한 근거를 논문으로 확인해 다시 풀어 썼습니다.

친구가 넘어졌을 때, 잘나가던 사람이 미끄러졌을 때. 아주 잠깐 스쳐 간 그 기분을 들킨 적 있으신가요.

독일어에는 이 감정을 가리키는 단어가 있습니다.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 — 손해와 기쁨을 붙여 만든 말입니다.

입은 속여도 근육은 못 속인다

문제는 이 감정을 어떻게 측정하느냐입니다. “남의 불행이 즐거우신가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아니라고 답할 테니까요.

2012년 프린스턴대학교의 미나 시카라와 수전 피스크 연구팀은 질문을 포기하고 얼굴에 전극을 붙였습니다. 웃을 때 움직이는 광대근(zygomaticus major)의 미세한 전기 신호를 잡아내는 방식이었죠.

참가자들에게 여러 사람들이 겪는 나쁜 일을 보여줬습니다. 설문지 위에서 사람들은 대체로 안타깝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근육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특정 대상의 불행을 볼 때, 광대근이 미세하게 올라갔습니다.1

아무에게나 웃지는 않았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이 나옵니다. 이 반응은 모든 불행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타인을 따뜻함유능함이라는 두 축으로 분류한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광대근이 반응한 대상은 주로 유능하지만 차갑다고 여겨지는 집단이었습니다.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쪽이죠.2

반대로 따뜻하다고 느끼는 상대의 불행에는 그런 반응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샤덴프로이데는 그러니까 잔인함의 문제가 아니라 비교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내가 올려다보던 사람이 내려올 때, 둘 사이의 거리가 줄어드는 그 순간에 반응하는 겁니다.

짚어둘 것

광대근의 미세한 움직임은 활짝 웃는 것과 다릅니다. 전극이 잡아낸 건 의식하지도 못할 만큼 작은 신호였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집단 사이의 고정관념을 다룬 실험입니다. 개인의 인성을 판정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그래서 무엇이 남는가

그 기분이 들었다고 해서 나쁜 사람인 건 아닙니다. 비교하는 뇌를 가진 사람일 뿐입니다.

다만 하나는 알아둘 만합니다. 그 감정이 올라온다는 건, 내가 그 사람을 부러워하고 있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는 것.

근거

  1. 1

    Cikara, M., & Fiske, S. T. (2012). Stereotypes and Schadenfreude: Affective and Physiological Markers of Pleasure at Outgroup Misfortunes.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3(1), 63–71.

    얼굴 근전도(EMG)로 '말한 감정'과 '실제 근육 반응'의 차이를 잡아낸 연구입니다.

    원문 보기 ↗
  2. 2

    Cikara, M., & Fiske, S. T. (2013). Their pain, our pleasure: stereotype content and schadenfreude. Annals of the New York Academy of Sciences, 1299, 52–59.

    같은 연구팀이 고정관념의 내용과 샤덴프로이데의 관계를 정리한 후속 논문입니다.

    원문 보기 ↗